베트남 호치민 후기 : 여행자로서 솔직하게 느낀 감상

개인적인 베트남 호치민 여행수기이다. 여행자로서 솔직하게 느낀 감상을 담았다.


"호치민은 도시니깐 별로 재미 없어. 주변에 휴양지를 가 봐."


여행을 가기 전에 이미 다녀온 사람의 말을 듣는 걸 좋아한다. 진짜 도움 되는 정보는 인터넷에 없고 사람에게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호치민에 갔다온 사람, 호치민 현지인, 인터넷에서 "위"와 같은 이야기를 듣곤 했다. 그런데 나는 휴양지에 가서 즐기는 것보다 현지에 사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더 좋아한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은 인생에 유익하다. 그들은 다른 관점에서 한국,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해준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문화충격이다. 호치민은 많은 문화충격을 주었다. 


▲호치민 떤선녓 공항에서 본 전통의상 '아오자이'. 호치민 도시에서도 간간히 보인다.

한 달에 30만 원 벌어서 어떻게 살지? YOLO!


호치민 현지인 대졸자 월급은 20~30만 원이라고 한다. 현지인, 현지를 겪은 한국인, 인터넷 정보를 모두 검색했으니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 호치민 최저임금 기사 링크 ) 숙모에게 물어봤다. 도대체 저축은 어떻게 하느냐고. 답은 간단했다. '모으지 않고 월급을 모두 쓴다'. 역설적으로 사람들은 행복해보인다. 집은 너무 비싸서 평생 절대 구입할 수 없고, 가진 자만 계속 잘살기 때문에 강제 욜로YOLO를 실천중이다. 길거리엔 무기력한 경비원, 오토바이에 누워 자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금요일 밤의 풍경. 

고급 호텔과 화려한 쇼핑 센터가 전부는 아니다


초라한 베트남 사람들의 월급과는 달리 호치민은 화려하다. 수 많은 호텔, 백화점이 줄 서 있고 비싼 음식점이 많다. 관광객과 부자들만이 이용하는 곳이다. 쇼핑센터는 소득 불평등과 가난한 베트남을 가리는 가면과도 같다. (코트라 베트남 빈부격차 자료 링크) 호치민에서 태어나 한국에 사는 숙모에게 물어봤다. "도대체 호치민 사람들은 어떻게 부자가 될 수 있는지?" 답은 "이미 부자가 아니면 힘들다"였다. 공무원의 기회는 좁고, 부정부패가 만연한 곳이라고 했다. 차라리 외국을 나가서 돈벌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착각이었다.


▲퇴근 시간.



베트남 사람에게 한국은 입국하기 어렵다


여행 중에 만난 사람한국에 여행가고싶다고 했다. 겨울에 내리는 눈을 보는 게 소원이라고 했다. 한국에 놀러오라고 말했지만 비자가 어렵다는 대답을 들었다. 베트남 사람이 한국 비자를 얻기는 까다롭다. 한국에 불법체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러 조건을 둔다. 재산이 최소 500만 원 이상 있어야 한다.(주 베트남 대사관 포스팅 링크) 500만 원은 베트남 서민에게 엄청난 돈이다. 한국 겨울에 놀러오면 강원도 가서 눈 정말 많이 보여줄 수 있는데 아쉬웠다. 한국여권을 가진 것은 엄청난 행운이다. 노력 없이 한국 땅에 태어났다는 이유 만으로 큰 혜택을 누리고 있다. 



▲내가 가장 많이 찍은 사진. 거리의 오토바이들. 신호가 거의 없다. 무질서 속의 질서. 

연유의 달콤함보다 커피의 쓴맛이 오래 남는다


이 포스팅은 그저 감상이다. 어쩌면 그냥 일기라고 봐도 된다. 논리보다는 감정에 가깝다. 물론 나는 베트남, 호치민을 좋아한다. 다른 사람들은 싫어하고, 질려하는 오토바이와 난잡한 그 거리 조차 좋아했다. 복잡하고 정신 없는 그 속에서 사람들의 모습을 관찰하곤 했다. 


베트남, 호치민 사람들은 많이 순수하다. 적어도 내가 보기엔 한국과 비교도 할 수 없을만큼 계산이 적다. 따뜻했던 예전의 한국이 떠오른다. 목욕탕에서 등을 밀어주고, 옆집 사람과 안면을 트고 인사하던 그 시절. 한국은 외형적으로는 성장했지만 사람 사이는 차가워지고 축소됐다. 호치민 사람들을 보며 내 어린 시절 작은 동네 사람들이 생각나서 좋았다. 가진 것은 없지만 하루 하루 재밌게 사는 사람들. 


베트남 커피는 버터로 볶아서 풍미가 독특하다. 그런데 커피만 마시기에는 뭔가 씁쓸하고 어색하다. 나는 연유를 추가한 커피를 좋아했다. 호치민은 연유처럼 즐겁고, 달콤함이 가득한 곳이다. 동시에 쓴 커피맛처럼 찝찝하고 가슴 한켠이 아리는 곳이다. 순수한 사람들이 점점 더 줄어들 것을 직감하기 때문이다. 1980년대 한국을 보는 선진국도 나와 같은 마음이 아니었을까. 

 

▲연유 커피. 적게 달라고 해서 저 정도. 한국인 입맛에는 이 정도가 적당함. 원래는 하얀 부분이 커피 보다 많다.

눈 내리는 한국을 여행할 수 있기를 바란다


경제 성장의 수레바퀴를 멈출 수는 없다. 모든 국가가 그랬듯이 베트남도 변할 것이다. 물가와 건물 층수는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사람들은 점점 더 새로움에 눈뜨고 숫자에 더 밝아지기 마련이다. 그 때가 되면 더 많은 베트남 사람이 '겨울 눈'을 보러 다니고 더 이상 눈은 보기힘들지 않을 것이다. 아직 계산에 어두운 호치민을 여행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한국은 부유한 나라이며, 여행의 자유가 있으며, 개개인이 미래를 원하는 대로 설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나라이다. 환경을 불평하지 말고 내 스스로 노력하고 변화하자. 열악한 환경에서도 노력하는 호치민 사람들을 보며 배우자.


▲날씨 좋은 어느 날. 거리에서 웨딩촬영중인 부부. 30년 전 부모님 세대의 모습 같다. 



음식 사진들


▲가정식 쌀국수와 타이거 맥주. 고추 엄청 맵다. 쌀국수 맛있다. 



▲여행중 방문한 제일 비싼 음식점. 베트남 음식은 야채가 많아서 좋다.




▲길거리 반미. 숯불 구이를 넣어서 차별화. 꽤 유명함. 2만 동. 맛있음.



아래 포스팅도 많이 도움될 것이다.


[베트남 여행] #00 베트남 사람 이해하기<베트남 베트남 사람들> 요약 정리)

[베트남 여행] #01 호치민 호텔추천 중저가 숙소추천 Myanh 120 Saigon Hotel

[베트남 여행] #02 호치민 호텔추천 중고가 숙소추천 Huong Sen Annex Hotel

[베트남 여행] #03 호치민 택시 이것만 쓰면 된다 : 그랩(Grab)

베트남 호치민 자유여행 경비 계산 완벽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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