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워킹홀리데이 워홀] 2017년 결산 후기 #3 카지노생활(근무시간, 휴가, 인간관계 등)

카지노의 전반적인 분위기 


전반적인 분위기는 자유롭다. 직원들끼리 업무적으로는 상하관계이더라도 사적으로는 동등하다. 즉 공과 사의 구분이 명확하다. 먼저 일한 사람이라도 선배 대접을 바라지 않고, 늦게 들어온 신입이라도 움츠려들지 않는다. 적정선에서 서로 배려하는 문화이다. 단 업무에 대해서는 굉장히 냉정하고 정확하다. 카지노는 큰 돈이 오가는 비즈니스이므로 특히 더 원리 원칙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 천장 곳곳에 카메라가 있고, 플로어에는 경호원이 가득하다. 기본을 잘 지킨다면 숨막힐 일은 없다. 질서 속에서 자유로운 곳이다.



고객과의 관계


카드딜러는 고객에게 기본적으로 서비스를 해야하는 직업이다. 겜블의 특성상 돈을 잃는 고객이 대다수이고 그 사람들은 화가 나거나, 딜러를 탓하곤 한다. 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규정에 따라 딜링을 제대로 했다면 딜러는 보호받을 수 있다. 논쟁이 생기면 바로 뒤에 대기 중인 슈퍼바이저나 플로어 매니저가 도와준다. 기본적으로 캐나다는 겜블을 일종의 엔터테인먼트로 보는 경향이 있어서 지든 이기든 즐기는 사람도 간간히 있다. 특히 주말에는 고객과 합심하여 "하우스(카지노)를 이겨서 돈을 따자!"는 분위기로 으쌰으쌰 이끌면 즐거운 게임을 만들 수 있다. 졌을 때는 위로도 해주고. 아무튼 고객과 딜러는 때로는 앙숙, 때로는 동료가 되는 굉장히 신기한 관계이다. 



동료와의 관계


개개인이 하기 나름이다. 카드딜러는 1시간 마다 15분 씩 쉬기 때문에 동료 직원들과 마주칠 일이 굉장히 많다. 같이 밥을 먹기도 하고, 수다를 떨기도 한다. 쉬는 시간에 잠을 자는 사람도 있고, 담배를 피는 사람도 있다. 대체로 쉬는 시간에 말을 해서 친해지거나, 같이 게임을 배우면서 알게 되거나, 함께 카드sorting(테이블을 마무리할 때 하는 카드 정리)를 할 때 이야기를 할 기회가 생긴다. 보통 카지노는 딜러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이름을 외우기가 힘들 정도다. 슈퍼바이저들과도 대체로 거리낌 없이 이야기하고 지낸다. 플로어를 떠나는 순간 상사라는 위화감은 전혀 없다. 친구를 많이 만들기 굉장히 좋다. 모든건 각자가 어떻게 관계를 맺느냐에 달려있다.



근무 시간 -1. Day/Swing/Early night


카지노는 24시간 운영된다. 따라서 최소 3개의 Shift가 있다. 07:00~15:00/ 15:00~23:00 / 23:00~07:00.  차례대로 Day, Swing, Graveyard shift라고 부른다. 카지노에는 손님이 많이 오는 바쁜 시간 대가 정해져 있다. 보통 저녁 8시~ 새벽3시 정도의 시간 대. 그래서 카지노는 바쁠 때 딜러를 많이 투입하고, 한가할 때 적게 투입한다. 20:00~04:00/21:00~05:00 시간대의 Early night shift도 존재한다. 그 외에도 여러 시간대가 있지만 앞에 언급한 5개의 shift가 주요 shift이다.



근무 시간 -2. 주로 근무하는 시간


주로 Early night, Graveyard를 하게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Day shift는 주로 경력 많은 딜러들이 차지한다. 그 시간대에는 한가하고, 대체로 업무가 느슨한 편이라서 그렇다. 스케줄을 신청하는 기간에 근속년수 순으로 스케줄을 선택할 우선권이 주어진다. 바쁘고, 새벽에 퇴근해야하는 점 때문에 Early night, graveyard는 경력이 낮은 직원들이 대다수이다. 새벽에 일하는 피곤함, 혹은 퇴근 후 집에 돌아가는 방법에 대한 문제로 퇴사하는 경우도 잦다. 따라서 카지노딜러를 한다면 당연히 새벽에 근무할 각오를 해야한다.



근무 시간 -3. 스케줄 선택


모든 건 내가 다녔던 카지노 기준이다. 1년에 1번 혹은 2번 스케줄을 고정적으로 선택하는 기간이 있다. 그 때 고정된 시간대와, 휴무를 선택할 수 있다. 문제는 경력이 낮으면 고정적으로 early night, graveyard 말고는 선택하기 어렵다. 정 안되면 여러 스케줄이 랜덤적으로 나오는 Flexible로 결정할 수도 있다. 단, 그렇게 하면 낮에 일했다가 다음날은 밤에 일하는 shift가 나오면 많이 피곤할 수 있다.



Early Off(조퇴), Call-in-sick(전화로 병가) 제도


시간당 돈을 지급 받기 때문에 2가지 제도가 가능하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하는 권리이다. 먼저 E.O(Early Off)는 정해진 근로시간 보다 일찍 집에 가고 싶다고 그 날 그 날 신청할 수 있다. 플로어 사정과 플로어매니저의 재량에 따라 E.O를 받을지, 언제 받을 지가 결정된다. 대체로 E.O는 평범한 날에는 1~2시간 전에 받을 수 있다. 약속이 있거나, 일을 하기 싫을 때 사용하기에 제격이다. Call-in-sick은 아파서 당일 일을 못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최소 근무 시작 4시간 전에 연락해야 하며 연속 3일 이상이 아닌 한 닥터노트(진료확인서)가 필요없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모든 건 그날 상황과 플로어매니저 재량에 달려있다. 예를 들어 크리스마스엔 Call-in-sick을 안받는다고 말하기도 한다. 놀러 가기 위해 Call-in-sick을 악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Call-in-sick과 닥터노트 이야기


Call-in-sick은 한국인으로써 굉장히 문화충격이었다. 실제로 한 번 나도 써봤는데, 매니저는 나의 이름과 사번 정도만 묻고 OK라고 말했다. 5분도 안걸려서 그 날 하루 일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규모가 큰 카지노이고, 딜러가 풍부해서 가능했던 것 같다. 한 번은 이틀 연속 Call-in-sick을 한 적이 있다. 그 날은 바쁜 기간도 아니었는데 매니저가 닥터노트를 요구했다. 난 그당시 닥터노트를 준비못했고, Coaching letter(경고 같은 개념) 혹은 Write up(벌점 같은 개념)을 받을 각오로 매니저에게 갔다. 그런데 매니저는 무조건 닥터노트를 요구했다. 2일 전에 아팠다는 닥터노트를 현재 시점에서 가져오라는 점이 이상해서, 재차 되물어도 '가능하다'고 했다. 


결론적으로 나는 닥터노트를 거금을 주고 구입했다. 난 MSP(Medical Services Plan, 의료보험)이 없어서 제 값을 다주었다. 일단 의사를 만나는데 $25, 닥터노트를 써주는 데 $125 총 $150을 지불했다. Richmond에 있는 한 walk in clinic이었다. 모든건 15분 만에 일어난 일이다. 접수하고 10분 대기, 의사를 만나서 5분만에 끝났다. 의사는 앉아서 언제, 어떻게 아팠냐를 물어보고 그 증상을 워드로 타이핑해서 A4 한 장을 프린팅 했다. 그게 끝이었다. 그렇게 닥터노트는 공공연하게 제작되고 유통되고 있었다. 긍정적으로 보면 서로 신뢰하는 현상이고, 나쁘게 말하면 규정과 절차에 얽매여 비효율적인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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