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워킹홀리데이 워홀] 2017년 결산 후기 #2 영어

영어를 강제로 쓰는 환경에 뛰어들고 싶었다


워홀을 왜 왔냐는 질문은 굉장히 어렵다. 모든 행동에 구체적 이유가 있지는 않다. 여러 이유를 종합하면 결국 '어쩌다 보니'가 가장 정확한 답이다. 워홀을 갔던 여러 가지 이유 중 하나는 '영어'였다. 강제로 영어를 써야하는 환경에서 더 공부하고, 더 배우고, 더 사용하고 싶었다. 기본적으로 취직을 준비한 대학 졸업생 정도의 영어 실력이 있었다. 거기에 영어에 대한 필요성 인식 + 남미여행 6개월로 인한 실력의 객관적 파악 + 외국인과 말을 하는 자신감 정도가 준비돼 있었다. 



생존을 위해 영어를 해야 한다


내 예상대로 캐나다에 가자마자 공항 입국심사, 사회보장번호 발급, 계좌 개설 등 강제로 영어를 써야 하는 일이 눈앞에 펼쳐졌다. 시험문제를 위한 공부였던 영어가 외국인을 이해하고 소통하기 위한 열쇠가 되기 시작했다. 캐나다에 도착한 첫 날부터 버스, 마트, 핸드폰 가게, 호스텔 등 모든 곳은 영어만 통했다. 재밌었고 모든 대상이 영어를 배울 수 있는 선생님으로 느껴졌다. 동시에 언어의 벽을 넘지 못하면 캐나다 생활의 모든 부분에서 외톨이가 될 거란 것도 느꼈다.



영어 공부 소소한 Tip 1- 갑의 위치가 되기


양성호라는 사람의 기사를 보고 많이 벤치마킹 했다.(아래 링크 참조) 한국에서는 짜증나던 광고전화가 오면 일부러 오래 통화했다. English bay 근처 임대를 찾는 집에 전화해서 거주할 마음 없어도 가격 물어보고, 자전거 용품을 살 때는 꼬치 꼬치 여러 가지를 물어봤다. 내가 돈을 내는 '갑의 위치'가 되면 그들은 대화를 길게 해준다. 인내심 있게 서투른 영어를 들어준다. 


500비디오스 양성호 대표의 슬픈 창업 이야기



영어 공부 소소한 Tip 2 - 유튜브와 노트


영어 전화통화에서 좌절감을 느끼면 유튜브로 전화영어 관련 유튜브(아래 링크)를 찾아보고 노트에 적고 써먹곤 했다. 유튜브에서 정말 좋은 컨텐츠가 무료로 들을 수 있다. 나는 마이클 엘리엇 선생님 유튜브를 많이 봤다.(아래링크) 중요한 건 기록해야 한다는 것. 유튜브로 배울 때는 엄청난 지식을 습득하는 기분이 든다. 신기하게도 일주일만 지나면 모든 것을 까먹는 것을 경험할 것이다. 난 작은 노트에 문장을 적어서 항상 들고 다녔다. 



래퍼유 전화영어 필수표현

마이클 엘리엇 English in Korean



정보 탐색 능력의 비약적 발전


영어를 못할 땐 외국 정보는 누군가 한글로 번역을 해줘야지만 들을 수 있었다. 외국어로 된 자료는 내게 큰 벽이었다. 지금은 굉장히 많이 나아졌다. 얻고 싶은 정보고 있으면 영어로 진행하는 강연회를 가기도 하고, 유튜브를 듣고, 인터넷으로 검색을 한다. 여행을 가면 영어로 된 소개글을 읽고, 영어로 워킹투어(walking tour)를 한다. 이런 작업이 이제는 익숙하다. 유니크한 정보는 영어로 돼 있다. 영어를 할 줄 알고, 의지가 있으면 거의 모든 것을 인터넷으로 배울 수 있다. 그전에는 벽이었던 외국어가 새로운 문이 되었다. 



워킹홀리데이를 해도 영어가 늘지 않는 이유


수능 재수학원은 다양한 커뮤니티가 형성되는 공간이다. 정신 없이 놀기에도 최고, 마음 먹고 집중해서 공부하기에도 최고의 장소이다. 어떻게 1년을 보내느냐에 따라 성적이 급상승하는 사람, 오히려 떨어지는 사람으로 나뉜다. 결국 개인의 마음 문제다. 워홀도 똑같다. 마음만 먹으면 한국인만 있는 곳에서 일하며 한국말만 쓰고 1년 동안 살다가 갈 수 있다. 실제로 Richmond라는 지역에는 중국인들이 인구의 대부분인데, 평생 중국어만 쓰고 살아도 문제 없는 커뮤니티가 형성 돼 있다. 개개인에 달린 일이다. 부정적인 다른 사람 말을 듣지 말고 자신의 의지를 믿고 따르자. 인생의 터닝포인트로 만드는 것은 자기자신이다.



나의 영어 능력의 변화


실력의 엄청난 변화는 없다. 느리고 조금씩 실력이 올랐다. 워홀을 오기 전보다는 굉장히 좋아졌다. 시험 삼아 외국 영화를 보면 워홀 오기 전보다 훨씬 더 많이 대사가 들린다. 외국인과 대화는 큰 무리 없이 한다. 워홀 이후 공인영어 성적이나, 워홀 전후 내 영어실력을 아는 사람이 없어서 객관적 평가는 어렵다. 다만 스스로 느끼기에 많이 는 것 같다. 더디더라도 꾸준히 공부했고, 기록하고 실제로 써먹어봤다. 조금씩 쌓인 게 효과가 있는 것 같다. 



편안한 마음으로 실천가능한 목표를


나는 애초에 1년 만에 원어민 처럼 될 수 없다고 선을 긋고 갔다. 수많은 영어 고수들이 하나같이 그 말을 했기 때문이다. 목표가 너무 높으면 원어민처럼 못하는 자신을 폄하하게 되므로, 외국인인 한계를 인정하면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영어를 틀리고 실수하면 속으로 '외국인이 이정도면 꽤 잘하는 거잖아?'라고 스스로 위로하곤 했다. 그리고 조금씩 천천히 실력이 늘어날 것이란 걸 예상하고 갔다. 갑자기 좋아지지 않아도 조급해하지 않았다. 그런 마음가짐이 많이 도움이 되었다.



공부가 놀이가 되는 순간


워홀 막바지에는 공부와 놀이의 경계가 사라지는 것을 경험했다. 워홀이 끝나기 2, 3개월 전부터 암호화폐 관련 컨텐츠 공부에 집중했다. 그저 좋아서 한 것인데, 자료가 거의 영어였다. 어쩔수 없음과 동시에 놀기 위해 영어를 도구로 썼다. 그렇게 놀면서 공부를 하게 됐다. 의심할 여지 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영어로 하는 것은 가장 좋은 영어공부법이다. 암호화폐 관련 조사를 하면서 내 영어실력이 가장 많이 향상됐다. 워홀에 오는 처음부터 노력 없이 영어실력이 공짜로 주어지지 않을 걸 알았다. 노력해도 시간이 많이 걸릴 거란 것도 예상하고 왔다. 그래서 실망도 적고, 지치지도 않고 뜻깊게 잘 보냈다. 캐나다에서 영어라는 앞으로의 인생에 도움 되는 좋은 친구를 얻고 돌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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