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방향을 점검해보는 계기『모순』 서평



BGM 헤어진 다음날, 이현우

(소설 속에 언급되는 음악이므로)


(*주의 - 스포일러 포함)


모순
국내도서
저자 : 양귀자
출판 : 살림 1998.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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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책은 우연히 읽게되는 것 같다. 혹은 가끔씩 추천으로 보게 되기도 하고. 이 책을 읽은 계기는 인터넷에 떠돌아 다니는 한 문구를 봤기 때문이다.


<사랑하지 않고 스쳐 갈 수도 있었는데, 사랑일지도 모른다고 걸음을 멈춰 준 그 사람이 정녕 고맙다고..>

한 문장을 보고 소설이 보고 싶어졌다. 그렇게 마음 속에 생각을 하다가 우연히 어떤 책에서 다시 『모순』이 언급되면서 서점에서 사서 읽었다. 안진진이라는 주인공 여자가 나영규와 김장우 두 남자와의 내용이 주로 나온다.




왜 카메라를 가져오지 않았어요? //있으면 찍으니깐 보지는 못하고 찍으니까. 이유야 또 있지. 안진진이 있잖아. -김장우 대사 p176


이 말은 참 와닿았다. 요즘 카메라 없는 사람이 없다. 스마트폰이 있기 때문이다. 동물원, 바다, 산 어디를 가도 사람들은 일단 카메라를 내민다. 물론 나도 사진 찍는 걸 좋아한다. 다만 찍기만 하다가 못보는 건 아닌지 한번 쯤 생각해본다. 가끔은 카메라를 넣고 그냥 보는 게 훨씬 좋을 때도 있다.




나영규와 만나면 현실이 있었고, 김장우와 같이 있으면 몽상이 있었다. p.177


나영규는 계획적이고 현실적이고, 김장우는 즉흥적이며 이상적이다. 안진진이 두 남자를 놓고 고민하듯 나도 인생에서 두 측면에서 고민하고 있다. 안정적이고 현실적으로 살 것인가, 조금 위험해도 이상적으로 살텐가. 요즘은 후자 쪽으로 마음이 쏠려있다. 결과는 모르지.



이모부는 몹시 심심한 사람이었다. 싱겁다는 뜻이 아니라 모든 일에 예외가 없어서 언제라도 예측이 가능하다는 뜻이었다.p.26

평탄해서 도무지 결핍이라곤 경험하지 못하게 철저히 가로막아 버린 이 지리멸렬한 삶. 그래서 그만 끝낼까 해. 나는 늘 지루했어. p.260


모순은 안진진에게만 있는 게 아니다. 그녀의 이모에게도 비극적인 모순이 있다. 누가 봐도 번듯하게 사는 이모. 부자 사모님이다. 그러나 이모는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뜨거운 줄 알면서도 뜨거운 불속으로 다가가는 이 모순, 이 모순 때문에 내 삶은 발전할 것이다. 우이독경. 사람들은 모두 소의 귀를 가졌다. 인생은 탐구하며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이다. 실수는 되풀이 된다. 그것이 인생이다... p.273


모순이라는 말이 직접적으로 나오며 소설의 처음에 나왔던 구절을 뒤집는다. 모순이야말로 삶의 원천. 공감한다. 때로는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기회를 발견하고 의도와 완전 다른 결과가 나오기도 하는 게 인생이다. 남녀간의 사랑을 이야기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인생에서 이상과 현실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기도 한 소설이다. 안진진이 나영규를 왜 선택했는지는 아직까지 의문인 책. 김장우야 말로 한 번쯤 꿈꿔 볼만한 사랑같았는데. 지나치게 계획적이고 지루한 안정적인 삶 때문에 이모는 자살을 했다. 그것을 보고도 현실적인 나영규와 결혼했다. 모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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