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영화 드라마 보조출연자(엑스트라) 정보

한국에서 영화 드라마 보조출연자(엑스트라)를 직접 겪어보며 돈, 시간, 실제근무, 대우를 정리했습니다.  

1. 엑스트라를 하게 된 계기 

나는 2016년 한국에서 총 5개의 영화와 드라마에 엑스트라 일을 했다.(택시운전사, 우리갑순이, 품위 있는 그녀, 낭만 닥터, 역도요정 김복주). 알바몬 공고를 적당히 읽어보고 바로 전화해서 서울의 한 사무실로 갔다. 거기에서 보조출연 배우로 등록을 하고 여러 가지 조항에 동의를 했다. 그 에이전시를 통해 총 5 번 나는 일을 한 것이다.


2. 한국 엑스트라에 대한 정보

2.1

최저 시급 x 8시간 - 수수료. 1시간을 하든지, 8시간을 일하던지 급여는 약 5만 원으로 일정하다.(이 금액은 최저임금에 따라 바뀐다) 단 초과 근무, 격지 촬영, 새벽 근무 등은 시급을 1.5배 혹은 더 많이 계산해준다. 그래서 엑스트라들은 8시간 딱 맞춘 근무를 가장 싫어한다. 수수료는 일급, 주급, 월급 중 어떻게 받느냐에 따라 비율이 다르다. 일급으로 일한 다음날 돈을 받으면 5% 정도 였던 걸로 기억한다.

2.2 시간

대체로 촬영 시작은 오전 일찍 시작한다. 새벽 6시 정도이며, 여의도에 모여서 버스나 밴을 타고 촬영지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 촬영이 끝나는 시간은 정말로 일관성이 없다. 서울에서 경기도로 가기도하고, 미리 공지하고 지방으로 가기도 한다.(지방으로 가면 돈을 훨씬 많이 받음)어떤 때는 1시간 만에, 어떤 때는 14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따라서 그날 하루를 온전히 비우고 참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스케줄상에 문제가 생길 수 도 있다.


2.3 실제 근무 

한 가지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기다림'. 엑스트라는 언제 어떻게 필요할지가 명확하지 않으므로 언제나 대기하고 있어야 한다. 거의 대부분을 대기하면서 보낸다고 봐도 무방하다. 나같은 경우에는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장점이었다. 같이 일하는 사람 끼리 수다를 떨거나 잠을 자거나 그건 자유다. 다만, 겨울에 춥고 여름에 더울 각오는 해야 한다. 실제로 촬영을 하면 대부분 지나가는 행인, 관객, 저 멀리서 이야기하는 사람 등 큰 비중은 없다. 적절한 타이밍에 잘 걸어다니면 된다.


2.4 대우

한국에서 엑스트라는 찬밥신세다. 엑스트라를 전담하는 관리실장은 대부분 말이 거칠다. 처음 봐도 반말을 잘하고 실제 촬영에서는 훨씬 예민하다. 식사도 주로 김밥이나, 한솥도시락 등의 간편식을 주며 차 안이나 벤치에서 불편하고 자유롭게 먹는다. 대부분의 촬영 스태프나 배우는 엑스트라를 투명인간 처럼 대한다. 관심이 없고 조명이나 마이크처럼 필요할 때 사용이 가능해야하는 부속품 정도이다. 5 번의 촬영중에 유일하게 말을 걸어 준 배우는 이성경이다. '역도요정 김복주'에서 운동장에서 이성경이 소리를 지르며 타이어를 끌며 훈련하는 씬이었다. "소리지르면 쳐다봐 주세요"라고 멀리서 크게 엑스트라들에게 말을 걸어줬다. 


*이 포스팅을 쓴 이후 캐나다에서 엑스트라 경험을 했다. 한국과는 굉장히 대우가 달랐다. 


*참고하면 좋은 뉴스 기사

손현주 "무명시절 이름없이 '야! 너!'로 불렸다"



3. 엑스트라 직업에 대한 나의 평가 

3.1 전업의 길은 비추천 

 배우의 꿈을 꾸며 엑스트라를 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엑스트라는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의 소일거리로써 최고의 아르바이트이다. 물론 나처럼 호기심에 일을 해보는 것도 좋다. 실제로는 놀랍게도 많은 사람이 전업으로 엑스트라를 하고 있었다. 1차 에이전시에서 일하면 스케줄이 제법 빡빡하게 잡히고 먹고 사는 데 큰 지장은 없다고 한다. 대사를 하는 단역 배우가 되지 않는한 시급은 최저시급에서 큰 변함이 없고, 희박한 확률로 단역배우의 길을 걷는다고 한다. 어르신에게 좋다고 느낀 이유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그들에 대한 수요가 반드시 있기 때문이다. 또 어르신은 관리실장들이 좀 부드럽게 대한다. 게다가 크게 몸이 힘든 일도 없고, 대화 나눌 사람도 많아서 그야말로 촬영장에서 좀 놀고 용돈을 벌 수 있다. 젊음 나이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엔 많이 아쉽다. 다른 곳에 도전해보길 바란다. 한국 엑스트라는 돈도 별로 안주고 대접도 야박해서 아직은 개선이 많이 필요하다고 본다.

3.2 생소하고 뜻깊은 경험

위에서 언급한 돈, 시간, 실제근무, 대우는 누군가에겐 장점일 수도 단점일 수도 있다. 촬영장에서 배우들을 바로 옆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누군가에겐 돈 이상의 굉장한 가치가 있다. 나도 살면서 가장 연예인을 많이 본 경험이고, 실제 촬영이 어떻게 이루어지는 지 겪어본 소중한 기억이다. 엑스트라 일을 한 뒤로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그 백그라운드에 있는 보조출연자들을 눈여겨 보곤한다. 모르고 영화를 보면 실제 행인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사실은 모두 엑스트라 라는 사실. 이번에 영화 덩케르크에 엑스트라만 1,300명이라는 기사도 더 와닿는다. 또 단 1분도 안되는 장면 촬영을 위해 앞, 뒤, 옆 여러 각도에서 촬영을 하고 더 좋은 장면을 위해 반복에 반복을 거듭한다는 점도 신선했다. 킬링타임으로 흘려보내곤 하는 영상이 굉장히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탄생했다는 걸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한 좋은 경험이었다. 마치 내가 그랬던 것처럼 엑스트라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검색을 하다가 여기 온 사람들이 부디 조금이라도 도움받고 갔길 바란다. 



P.S 겨울에 내복을 반드시 입어야 한다.


4. 출연 날짜, 근무시간, 입금 날짜, 입금금액 정리


4.1 택시 운전사

근무 날짜 : 2016.10.20 13:00~18:00
입금 금액 : \ 45,020
입금 날짜 : 2016.10.24 17:15

13:00 집합
13:30 촬영장 주변  이동
13:36 의상체크
13:45 헤어및스타일 체크.
13:50 강당이동
(대기 1시간 30분 )
15:17 대략 세팅 완료.
15:37 첫 촬영.
16:10 11씬 만에 연설부분 촬영 완료.
18:00 강단 씬 끝


4.2 품위 있는 그녀

근무 날짜 : 2016.10.31
입금 금액 : \ 52,570
입금날짜 : 2016.11.01 16:07

집합 21:00 (혹한 바깥 대기)
22:44 촬영장 연극장 입장.
23:15 셋팅 후 촬영 시작.
24:15 촬영 종료
24:25 귀가


4.3 우리갑순이

근무 날짜 : 2016.11.02 06:10~20:15)
입금 금액 : \97,320
입금 날짜 : 2016.11.03 14:42

일지
06:00 집합
06:30 이동
07:00 파주휴게소 도착
08:54 파주휴게소 촬영종료
10:10 대성리캠핑장도착
11:12 아무것도 안하고 차량이동
12:00 점심 식사
17:40 저녁식사
20:15 촬영종료


4.4 낭만닥터

근무 날짜 : 2016.11.25
입급 금액 : \50,680
입금날짜 : 2016.11.28 14:52


일지

06:00 집합

?(낮으로 기억) 촬영 끝

4.5 역도요정김복주

근무 날짜 : 2016.12.04
입금액 : \ 98,290
입금날짜 : 2016.12.05 16:47


시작 08:30

종료 밤으로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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